아이 데리고 어디 여행 한 번 가보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사실 전쟁은 시작되는 거잖아요. 여행지를 고르는 것부터 숙소, 동선, 식사... 아, 이건 진짜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해요. 특히 유아랑 같이 움직이는 여행은요.
이번엔 그냥 자연이 많은 데 가고 싶었어요. 푸릇푸릇한 거 보고 싶고, 아이도 맘껏 뛰어놀 수 있으면 좋겠고.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게 바로 담양 대나무축제였어요. 대나무숲에서 열리는 축제라니? 처음엔 ‘이게 아이랑 같이 가도 괜찮을까?’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완전 대만족이었습니다.
유아동반 여행지로 담양, 이거 진짜 괜찮더라고요
담양까지는 차로 한 3시간 반쯤 걸렸어요. 솔직히 걱정했는데, 중간에 휴게소 두 번 들러가면서 갔더니 아이도 별로 힘들어하지 않았어요. 도착하자마자 느껴진 건... 공기부터 다르더라고요. 대나무 향이 살짝 감도는 그 특유의 시원한 공기? 도시에서는 절대 못 맡는 향이에요.
축제장은 생각보다 넓었고, 대나무 관련 체험 부스가 엄청 많았어요. 나무로 뭔가 만드는 것도 있고, 페이스페인팅도 해주고, 중간중간 포토존도 있어서 사진 찍기도 좋았고요. 그중에서도 우리 애가 제일 좋아한 건 뭐였냐면, 물놀이장이었어요! 담양 대나무축제 안에 대나무로 만든 물총이랑 바닥 분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한 시간 넘게 뛰놀았죠.
걷다 보면 배고프잖아요? 담양 맛집, 제대로 찾았죠
아무리 축제가 재밌어도 아이랑 오래 다니다 보면 체력이 방전돼요. 결국 ‘일단 밥부터!’ 외치며 근처 밥집을 찾았는데요, 대박이었던 게 지역 주민분이 알려준 토속 한정식집 대나무 정원 이었어요. 생긴 건 되게 소박했는데, 음식은 진짜... 기대 이상.
밥이 대나무통에 담겨 나오는데, 그 향이랑 윤기가 진짜 미쳤어요. 아이도 계란찜이랑 미역국에 밥 비벼서 진짜 잘 먹었고요. 사장님이 직접 유아식기 챙겨주시는데 그런 사소한 배려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더 감동인 건 그 식당에 조그만 놀이방도 있었단 거예요. 아이가 밥 다 먹고 거기서 잠깐 놀고 있는 동안, 저희 부부는 진짜 오랜만에 천천히 밥 좀 씹어봤어요.
이렇게 실속 있으면서 아이 친화적인 맛집, 흔치 않잖아요. 이런 데 오면 ‘진짜 잘 왔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축제만 보고 가긴 아쉽지~ 담양은 더 볼 게 많았어요
밥 먹고 나서 그냥 집에 가긴 좀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근처 죽녹원으로 산책 갔어요. 거기 진짜 좋아요. 대나무가 끝도 없이 뻗어 있어서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탁 놓이는 기분? 유모차도 크게 불편 없이 갈 수 있어서 아이도 편했고요.
그다음에 들른 곳은 메타프로방스였는데요, 여기는 약간 유럽 감성 넘치는 테마 마을이에요. 사진 찍기 좋아서 커플들도 많고, 아이들 뛰어놀 공간도 있어서 가족 여행지로도 좋아요. 저는 거기서 아이랑 풍선 들고 폴짝폴짝 뛰는 사진 한 장 건졌는데, 지금도 그거 보면 절로 웃음이 나요.
담양 대나무축제, 다음에도 또 갈 거예요
솔직히 아이랑 가는 여행이 ‘힐링’이 되긴 쉽지 않잖아요. 근데 이번만큼은 진짜 조금은 힐링했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물론 완벽하진 않지만, 아이도 좋고 저희도 좋고. 그런 의미에서 담양 대나무축제, 다시 또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 제대로 된 맛집까지 챙겼잖아요? 아이랑 같이 이런 밥집 찾기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더 만족스럽기도 했고요.
혹시 지금 유아동반 여행 어디 갈지 고민하고 있다면, 담양 추천해요. 축제도 알차고, 볼거리 많고, 먹을 것도 괜찮고. 아이가 뛰어놀기 좋은 환경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한 거잖아요. 다음엔 가을에 한 번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대나무숲은 사계절 다 매력 있을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