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세계라면축제에서 만난 세계의 맛

by 개발하는송프로 2025. 5. 8.
기간: 2025.05.02. (금) ~ 2025.05.11. (일)
장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세계라면축제? 라면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이었나?" 처음 친구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사실 반신반의했다. 라면 하면 늘 떠오르던 건 비 오는 날의 따뜻한 국물 한 그릇, 혹은 야식으로 몰래 끓여 먹던 추억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라면을 주제로 한 국제 축제가 열린다니,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난 가을, 서울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세계라면축제에 직접 다녀왔다.

행사장은 입구부터 진한 육수 냄새와 다양한 향신료의 향으로 사람들을 맞이했다. 진심으로 말하자면, 라면 하나로 이렇게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각국의 부스가 마치 작은 세계지도처럼 꾸며져 있었고, 그 나라만의 라면 스타일을 소개하고 직접 조리해주는 형식이었다. 일본의 돈코츠 라면부터 태국의 똠얌 라면, 심지어는 이탈리아의 토마토소스를 활용한 퓨전 라면까지, 그야말로 '면의 세계 여행'이 가능한 자리였다.

세계라면축제의 주요행사, 뭐가 특별했을까?

세계라면축제의 주요행사는 정말 다채로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세계 10대 라면 시식회'였다. 사전 신청을 통해 입장한 사람들에게 각국 대표 라면을 순서대로 제공하고, 평가까지 할 수 있도록 한 이 이벤트는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나는 운 좋게 이 시식회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인도네시아의 미고랭이었다. 매콤달콤한 간장 소스와 바삭한 양파 토핑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폭죽처럼 퍼지는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또 다른 주요행사는 '라면 요리 경연대회'였다. 일반 참가자뿐만 아니라 요리학과 학생들, 셰프들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는 제한된 재료로 창의적인 라면 요리를 만들어내야 했다. 나는 관람객으로 참여했지만, 무대에 오르는 참가자들의 긴장감과 열정을 가까이서 느끼며 마치 나도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우승을 차지한 팀은 한식과 라면을 접목시켜 '된장 소스 라면찜'이라는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였는데, 정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벤트 속 또 다른 재미, 체험과 쇼핑

이 축제의 또 하나의 재미는 다양한 이벤트였다. 라면을 주제로 한 퀴즈쇼, 어린이를 위한 '나만의 컵라면 만들기 체험', 그리고 셀럽 셰프와 함께하는 쿠킹 클래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세계라면박스 럭키드로우'라는 이벤트에 참가했는데, 운 좋게도 러시아산 해산물 라면이 포함된 박스를 선물로 받았다. 집에 와서 먹어보니 한국 라면과는 전혀 다른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현장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라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부스도 열려 있었고, 한정판 라면 굿즈는 마니아층의 큰 관심을 끌었다. 나는 평소 좋아하던 일본 브랜드 라면을 박스째로 구매했고, 라면 모양의 에코백도 하나 챙겼다. 지금도 장보러 갈 때 자주 들고 다니며 그날의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왜 세계라면축제는 특별할까?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단순히 신기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찾은 축제였다. 하지만 막상 다녀와 보니, 이 행사는 단순히 먹고 즐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다양한 나라의 식문화를 이해하고, 요리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와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세계라면축제는 단순한 푸드 페스티벌이 아니라, '면'을 매개로 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공간이었다.

또한 이 축제는 일회성이 아니라, 해마다 규모를 확대하며 개최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친환경을 주제로 한 '제로웨이스트 라면부스'도 등장했는데, 생분해 용기와 식물성 육수를 사용한 라면을 제공하여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까지 담아냈다. 이런 시도는 축제를 단순한 '먹방'으로 끝내지 않고, 가치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나만의 팁과 후기

세계라면축제를 계획하고 있다면, 사전 예약과 시간대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인기 많은 부스는 줄이 길기 때문에 오전 이른 시간에 방문하거나, 저녁 무렵 상대적으로 한산한 시간을 노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꼭 물병을 챙기자. 다양한 라면을 먹다 보면 생각보다 매운 맛이 많기 때문에 중간중간 입가심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혼자보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각자의 입맛에 맞는 라면을 시식한 후 비교해보는 것도 꽤 재미있고, SNS용 사진을 찍기에도 너무 좋은 배경들이 많다. 무엇보다 각 부스마다 준비한 라면의 역사와 이야기를 들으며 라면 한 그릇에 담긴 깊이를 느낄 수 있었던 건, 책이나 영상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현장감 그 자체였다.


세계라면축제는 단순한 음식 축제를 넘어서, 문화와 경험, 그리고 사람 간의 교감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장소였다. 나에게 있어 이 축제는 그저 라면을 먹고 온 하루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문화를 한 그릇씩 맛보며 나만의 감각과 취향을 확장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내년에도 또 열린다면, 이번에는 나만의 라면 레시피를 들고 참가해보고 싶다.
‘라면’이 주는 즐거움이 이렇게 깊을 줄은, 정말 몰랐다.